괜한, 나의 근황, 정리

1. 나는 돌아왔다. 한국에 들어온지 2주가 다 되어 간다. 그렇게 가고 싶었던 여행에서 보냈던 2주 만큼이나, 요 근래 한국에서의 2주도 짧게 느껴진다. 돌아온 나는 많이 자고, 또 자고 일어나면 먹고, 못봤던 영화를 부수듯이 보고 있다. 침대에 노트북을 올려두고 늘 영화를 재생한다. 깨어 있으면 보고, 잠이 오면 잔다. 이 비 생산적인 생활은 참으로 충만한 느낌이다. 

2. 여행을 하는 동안 팔로워의 수가 2배 이상 늘었다. 감사합니다. :)

3. 여행을 가서 하고자 했던 일은 많이 못했고, 생각지 못한 일들은 많이 했다. 뭔가를 얻으려 했던 욕심으로 보자면 제로섬에 가깝다. 글을 위한 우울이 고갈 될 만큼 즐거웠고 행복했다. 그토록 만족스러웠기 때문인지 한국으로 돌아 온 후의 아쉬움도 없다.

4. 다시 뭘 시작하긴 해야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조금 텐션을 줘서 서두르는게 이득일 텐데도, 나태한 채로 생활을 내버려 둔 지금이 묘하게 좋다. 이 좋은 상태의 기분은 4월 말 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. 나는 무려 4개월을, 충분히 행복한 채로 보냈다. 그렇담, 이젠 우울해 질 차례인가.

5. 10월 까진 아무 생각 않기로 했다. 다만, 조금만, 아주 조금만 준비하기로 했다. 

6. 인도에서, 이따금 가느다란 와이파이로 텀블러를 확인할 때 마다 팔로워의 수가 놀라운 폭으로 늘어가는 것이 마냥 신기했습니다. 그리고 감사했습니다. 아무리 생각해도 제겐 과분한 숫자에요. 어떤 이유로 저를 팔로잉 해 주셨는지 모르겠지만 한번이라도 제 글에 관심을 가져 주셨다는 사실만으로 저는 기뻤습니다.

저는 맞팔을 잘 하지 않습니다. 누군가의 게시물에 반응을 보이는 일도 드뭅니다. 참 건방지고 오만한 태도라는 거 압니다. 텀블러의 기능이 SNS와 블로그를 적절히 혼합해 놓은 것이기 때문에 social 이라는 게 조금은 필요한 공간이란 것도 압니다. 텀블러를 시작한지 거의 6개월이 다 되어 가는데도 like post가 90을 넘지 않았습니다. 텀친분들의 멋진 컨텐츠들을 아주 부러워 하면서 지켜보기도 하고, 저를 팔로잉 해 주시는 분들의 블로그에 들어가서 모조리 훑어보기도 합니다. 하지만 어쩐지 그 social 적인 클릭의 활동을 저는 잘 못하겠습니다. 그냥, 그저 그런 관심과 안부, 소식 같은 것 처럼 형식적인 주고받음이 되는게 싫거든요. 물론 저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 입니다. 

아무튼 저의 like는, 저도 이러한 무언가를 느껴 보았어요, 그 말할 수 없던 무언가를 이렇게 멋진 사진으로, 단어로, 음악으로 표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, 정도입니다. 표현은 아끼지 않는 것이라고 했지만, 언제나 깊은 공감의 뜻을 표하기 위해서 저는 좀 아끼기로 했습니다. 텀친 분들은 정말 모두 멋진 분들이세요. 매일 밤, 열등감을 느낍니다.

감사합니다. 그저 이 말을 전하려고 했는데, 길어졌네요. 지금, 여긴 비가오네요. 좋은 꿈 꾸시길 바라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