카드놀이

그날의 기억은 하나도 또렷하지 않은데 이상하게도 그 카드의 이미지만 선명했다. 그녀는 카드를 섞다가 한 장을 떨어뜨렸다. 하트 파이브였다. 붉은 나열의 이미지. 나를 떠나면서 그녀는 54장의 카드중 하트 파이브를 기념으로 가져갔다. 나의 카드에서 하트 파이브가 빠져 있다는 사실은 나와 그녀 밖에는 몰랐다.

나는 한장이 빈 카드로 여전히 게임을 했다. 늘 하트 파이브의 자리가 비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주 졌다. 매일 카드 게임을 했다. 하트 파이브가 비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위해. 그녀가 떠났음을 잊지 않기 위해. 끊임없는 자위행위였던 셈이다. 단 한 장의 카드를 기다리는 일은 괴로웠다.